모두 제 갈 길을 간다.
달려가는 사람
지쳐 쉬는 사람
뒤돌아보는 사람
이 길은
언제부터 있었던 것일까?
낭만은 부서져 땀방울이 되고
무거운 다리가 농성을 할 때
불현 듯 스치는 생각
왜 이 길로 들어섰을까?
이제 새삼 지름길 찾아
뒤돌아 갈 수도 없다.
살아오면서, 길을 걸으면서
지천으로 깔린 들꽃도 보지 않고
바람이 들려주는 노래도 마다하고
간혹 유혹의 눈길도 뿌리치고
묵묵히 달려온 길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 것인가.
30은 욕정의 헛발
40은 질투의 시기
50은 탐욕의 광기
60은 환상의 몽유
후회 없이 사는 이가 있을까?
이빨이 사라지듯
사그라지는 길섶 풍경
낯설고 두렵게 깔려오는 어둠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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