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슈비츠 우선 일상적으로 알고 있는 지식을 수정하여야 한다. 히틀러의 만행이 이곳뿐만 아니라 훨씬 규모가 더 큰 이 근처에 또 있고 또 다른 지방에도 있다는 사실, 종전이 임박할 무렵 연합국은 이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각국의 이해관계 때문에 좀 더 일찍 중지시킬 수 있었으나 그러지 못 했다는 것, 또 이곳에서 죽은 이들 중에는 정치범과 폴란드인 등 유대인이 아닌 사람도 있었다는 사실, 마지막으로 유대인들이 많은 돈을 스위스은행에 예치하고 이곳에서 죽어버려 그 돈이 스위스를 부강하게 만드는데 일조를 했다는 것. 역사는 묘한 아이러니를 남기고 역사를 쓰는 사람은 시대상에 걸맞은 역사를 쓰려 하는 것 같다.
이 수용소의 헤스소장은 그를 위한 단 하나이자 1회 사용 후 영구 보존된 교수형대에서 죽었다. 그는 다시 이런 임무를 준다 해도 묵묵히 그 일을 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맹목적 충성이나 사고의 극단적 세뇌에 대한 위험을 잘 이야기 해주는 것 같다. 그는 300명의 친위대와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는 폴란드인과 오직 살기 위해 시키는 대로 일을 하는 일부 유대인들의 도움으로 인종 말살 정책을 집행하였다. 인간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가 있는가를 마치 시험이라도 하듯이. 숙연해지고 무거워지는 마음에 많은 생각이 교차한다. 가스실로 사용했던 건물에 꽃다발이 하나 덩그러니 있다. 하늘은 무겁게 흐려있고 어둠이 밀려온다. 자기모순처럼 죽음의 수용소 가스실 옆에 서 있는 병원 건물이 창밖으로 희미한 불빛을 내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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