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곡

[스크랩] 풀잎 그리고 구름/나의 등산 이야기[10]

빛의 도둑 2008. 7. 31.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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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오르는 사람들 중에는 유모어 감각이 풍부한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좋은 친구들과 멋있는 산행을 하면 자기도 그런 멋을 가지려고 연구하고 공부도하고 보고 들음이 많으니 자연 재미있어지기 마련이라 생각한다. 1976년 내가 결혼을 하고 집사람과 함께 산행에 참가 하였는데 산악회의 고참 어르신이 부른다고 해서 가니 아직 젊은 사람이 풍기 문란하게 여자를 데리고 왔다며 야단치는 것이었다. 누군지는 알지만 누가 저 녀석 결혼도  안한 주제에 애인 데리고 야영 왔다고 장난으로 일러 바쳤기 때문이었다. 나도 복수를 한다고 그 분 국에 제법 많은 풀을 넣어 소죽을 끓이듯 해 먹였지만  이런 티 없는 장난이 너무나 좋았다.


산 선배들의 이야기...  배 XX선배는  제법 오랫동안 기다리다 시청 공보실에 임시직으로 취직을 하였다. 첫 출근을 해서 완전히 쪼려있는데다 자리도 없어 비닐 의자 하나 구해 누군가 옆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산 친구들이 쳐들어 왔다.

“여기 공보실장님이 배 XX이시죠? 그 분 명함을 받고 찾아 왔는데....”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쳐다보고 그 선배는 순간 얼굴이 빨개져 친구들 모두를 데리고 나가 술을 사 주었는데 입사 첫날 잘릴 뻔한 그 선배 호시 탐탐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그 중 한 친구를 버스에서 만났다.

“ 어 김 XX 이게 얼마만이냐? 그래 형무소에 3년 있었냐? 이번에는 간통이라고 했지! 자식 조심하지 않고...” 순간 버스의 모든 사람이 넘어가게 웃었고 역시 얼굴이 빨개진 김 선배 황겁히 배 선배를 버스에서 내리게 해 술을 사 주었다. 그 뒤도 얼마나 당했는지 모른다. 남의 첫 출근에 그러면 안 되지.


나는 등산하는 모습들을 70년부터 8mm 소형영화를 촬영하곤 하였는데 그 필름들을 가지고 있다. 한 번은 이웃에 모여 살던 직장 동료 4명이 부부 함께 저녁을 집에서 먹으면서 옛날 등산 가던 때의 모습을 영사기로 보자고 하여 그중 몇 개의 필름을 상영 하였다. 그런데 그 중하나의 필름에 후배 한 사람이 직장에서 동료 간 결혼한 선배의 처녀 적 부인에게 다가가 집적대는 장면이 나왔다. 우리는 박장대소 하였고 당사자들은 멋쩍게 웃고 말았는데 그 선배 기분은 좀 좋지 않았을 것이고 그 후배 부인에게 좀 혼이 났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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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선배들의 이야기... 우리 산악회는 여름이면 바닷가로 해양훈련을 많이 갔는데 일년 내내 집 비워놓고 다닌다고 부인에게 봉사하는 행사로 재미있게 진행되었다. 그런데 부인들이 모이니 입김이 좀 세어져 간혹 부인에게 잡혀 꼼짝 못하는 선배도 있었는데, 우리 선배님들 머리에 머리를 모아 연구한 결과 부인들은 텐트 안에 있게 하고 모두 나와 아주 빨가벗고 술을 먹기 시작하였다. 그러니 부인들이 남정네 빨가벗고 있는데 나올 수도 없고 할 수없이 바닷가 텐트에서 독수공방을 하였다. 역시 모두 천재다. 아니 그쪽에만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비범함이 있었다. 그래서 그 분들의 인생이 멋있고 즐거웠다고 생각한다.


출처 : 그림사랑 구름사랑
글쓴이 : 시지프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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